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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선 작가의 신작 즐거운 어른을 읽고 나서, 마치 그녀가 내 옆에서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친근함과 솔직함에 빠져들었다.
나는 그녀의 딸인 김하나 작가를 통해 처음 이옥선이라는 이름을 접했고, 그때부터 이 어른이 보여줄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번 단독 에세이를 통해 그녀는 그 기대를 훌쩍 넘는 생동감 넘치는 글로 돌아왔다.
이 책에서 이옥선 작가는 "늙음"이라는 주제를 두려움 없이, 오히려 유쾌하게 다루며 독자에게 큰 위로와 통찰을 전한다.
늙는 것이 두렵고 낯선 우리들에게, 그 과정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말을 건넨다. 오히려 자유롭고, 마음이 가벼운 노년의 삶을 보여주며, 젊은이들이 갖는 '어른'에 대한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도 된다고 속삭인다.
책은 유쾌한 에피소드와 솔직한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절대 유명해지지 말라"며 딸에게 조언하는 대목에서는 인생의 허망함과 실수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그녀만의 철학이 느껴진다.
이옥선은 삶을 대단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고, 지나간 일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그녀가 전하는 '자유로운 노년'의 이미지다. 우리는 종종 노년기를 쇠퇴나 종말로만 생각하지만, 이옥선은 그것을 "팔자가 늘어진 최고의 시절"이라고 표현하며,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세상의 관습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는 그녀의 태도는 그 자체로 멋지고 대담하다.
이옥선은 노년을 '황혼기'가 아닌 '황금기'로 바라본다. 우리는 그녀의 글을 통해 노년이 주는 지혜와 여유를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솔직한 유머와 씩씩한 기상은 세상과 맞서 싸우는 대신, 그것을 유쾌하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더 이상 억지로 무언가를 성취하려 하지 않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이 책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진다.
즐거운 어른은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다. 이 책은 노년의 삶이 두렵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그 나이대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옥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저 '자유로운 어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