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는 예니세이강에서 동쪽으로 캄차카반도까지 분포하며, 작은 호수와 강가의 초지에서 번식합니다. 겨울철에는 한국, 일본, 중국으로 이동해 월동하는데, 특히 한국이 주요 월동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9월 하순부터 도래하며 3월 하순까지 관찰됩니다.
낮에는 호수나 넓은 강에서 무리지어 휴식하고, 해가 지면 농경지로 이동해 떨어진 벼 낟알을 먹습니다. 호수가 결빙되면 금강 하류, 동림지, 영암호, 고천암호 등 남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작은 체구를 가진 종으로 다른 오리들과 혼동되지 않습니다. 수컷은 연황색, 녹색, 검은색이 조화를 이룬 태극 모양의 얼굴 무늬가 특징이며, 몸 윗면은 갈색이고 어깨에는 긴 흑갈색 깃이 늘어져 있습니다. 암컷은 쇠오리나 발구지 암컷과 비슷한데, 머리에서 뒷목까지 흑갈색이며 부리 기부 쪽 얼굴에 흰 반점이 있습니다. 눈 아래로 이어지는 흰색 세로 줄이 멱까지 뻗어 있으며, 눈 뒤쪽에는 검은색 눈선이 있습니다. 어린새는 암컷과 유사하지만 눈 아래의 흰색 세로 줄무늬가 불명확합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서 취약종(VU)으로 지정된 국제보호조입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서해안 논과 습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그네새였으나, 이후 개체 수가 감소했습니다. 1984년에는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약 5,000개체가 월동했으며, 1986~1987년에는 19,000~20,000개체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서식지 감소 등의 영향으로 주남저수지 개체 수는 줄었고, 현재는 천수만, 아산호, 삽교호, 금강, 논산저수지, 영암호, 고천암호 등지에서 월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월동 개체 수는 40만~60만 마리에 달합니다.